코디 벨린저 연봉조정신청 승리
- 기타
- 2020. 1. 13.
LA 다저스의 신성 코디 벨린저의 작년 연봉은 60만5천 달러였으나 올해 연봉조정신청 승리를 통해 코디 벨린저가 받을 연봉은 1150만 달러입니다.
13일 환율로 따지면 7억 원이 약간 넘는 액수입니다. 적지 않은 액수지만 2019년 MLB 최저연봉인 55만5천 달러를 크게 넘지 않는 액수입니다. 2017시즌 신인왕에 3년차에는 리그 MVP까지 차지하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소위 ‘주는 대로 받는’ 첫 3년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벨린저의 2020시즌 연봉은 1150만 달러가 됐습니다. 133억 원이 넘는 엄청난 액수입니다. 1년 만에 거의 20배 가까이 연봉이 치솟은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우리 KBO리그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시장 규모와 함께 '연봉조정신청(salary arbitration)'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벨린저는 작년보다 거의 20배가 오른 1150만 달러의 연봉으로 1년 계약을 했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 연봉조정신청이 뭔가요?
MLB에서 풀타임으로 3년 이상(6년 이하) 뛴 선수는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주어집니다.
간단히 말하면 빅리그 3년차까지는 거의 최저 연봉 수준을, 구단이 주는 대로 받지만 4년차부터는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생기는 겁니다. 첫 3년을 최저 연봉으로 뛰고 난 4,5,6년차 선수들에 대한 보호 장치로 '연봉조정신청'이라는 제도를 마련한 것입니다. 그리고 6년차를 넘기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생기면서 소위 대박을 노릴 수 있습니다.
이 자격이 생기면 선수의 입지는 크게 강화됩니다. 활약 정도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시장의 지표에 따라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벨린저처럼 연봉 1900% 인상 같은 엄청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정신청 자격이 있는 선수와 구단은 협상을 통해 상호 동의하는 액수에 합의하는데, 첫 3년과는 달리 선수의 입김이 훨씬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조정신청의 과정과 결과는?
조정신청 자격이 있는 선수와 구단은 대개 데드라인(통상 1월 두 번째 금요일) 전에 합의를 합니다.
올해도 지난 주말이 데드라인이었는데, mlbtraderumors.com에 다르면 조정신청 선수 중에 161명이 데드라인 전에 구단과 2020시즌 연봉 합의를 했습니다. 89.4%의 높은 비율입니다. 그러나 19명의 선수가 데드라인까지 구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보통 팀마다 1년에 5~10명의 조정신청 선수가 나오는데 대부분 합의에 이르지만, 아주 간혹 끝까지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옵니다. 그럴 경우 MLB가 정한 조정관(통상 노동법 변호사)이 양측의 의견을 듣고 결정을 하는 심리(hearing)를 하게 됩니다. 조정관은 절충안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때문에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다저스는 9명의 조정신청 선수가 있었는데 그 중에 4명과 아직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작 피더슨, 크리스 테일러, 맥스 먼시, 페드로 바에스 등과 아직 계약을 못했습니다. 그러나 보통 1월 하순에서 2월 중순 사이에 열리는 심리 때까지는 계속해서 협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심리가 열리기 전에 합의를 보기는 합니다. 다저스가 조정신청심리까지 간 것은 2007년 좌완 투수 조 비멜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올해 조정신청 합의에 실패한 선수 중 가장 고액 신청자는 휴스턴의 조지 스프링어로 2250만 달러를 요구했는데, 구단은 1750만 달러를 제시해 500만 달러의 큰 차액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저스의 피더슨도 950만 달러를 요구한 반면 구단은 775만 달러를 제시해 차이가 꽤 있습니다.
조정신청심리는 3가지 결론에 도달합니다.
가장 많은 것은 심리가 열리기 전에 양측이 대략 중간선에서 합의를 해 다음 시즌 연봉을 도출합니다. 간혹은 구단이 선수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해 연장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까지 합의하지 못하고 심리관의 결정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제도가 1974년에 처음 도입된 이후 총 572번의 연봉조정심리가 열렸습니다. 그 중에 구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 323번으로 56.47%로 승률이 약간 높습니다. 선수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은 249번으로 45.53%였습니다.
베츠는 조정신청 자격 선수 사상 최고액은 2700만 달러에 1년 계약을 했습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 조정신청 신기록 연봉
앞서 언급한 다저스 코리 벨린저의 2020시즌 연봉 1150만 달러는 조정신청 첫 자격을 얻은 선수 중 역대 최고액입니다.
바로 작년에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1085만 달러의 연봉을 받으면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는데, 1년 만에 벨린저가 다시 신기록을 썼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올해도 조정신청 자격이 있었는데 1860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무키 베츠도 올 겨울 신기록을 썼습니다.
올해가 조정신청 마지막 시즌인 베츠는 1년 2700만 달러 계약을 하면서 작년에 콜로라도 놀런 아레나도의 2600만 달러인 역대 조정신청 자격선수 최고 연봉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베츠는 2년 전 조정신청 첫 해에 95만 달러에서 1050만 달러로 연봉이 치솟았고, 작년에는 2000만 달러에 합의하더니 올해 신기록을 썼습니다. (아레나도는 2600만 달러 계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콜로라도와 8년 2억6000만 달러 연장계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벨린저와 베츠 두 선수 모두 MVP 시즌을 보냈고, 그 가치를 구단이 인정해 역대 최고 기록으로 계약을 한 것입니다.
■ 최저연봉과 삭감률
연 총매출이 우리 돈으로 12조 원에 이르는 MLB의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그들의 제도와 구조를 우리 KBO리그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우리의 실정으로는 연봉조정신청 제도가 정착하기에는 시장 자체가 빈약합니다. 그러나 최저연봉 제도와 연봉 삭감률 규정 등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2019시즌 MLB 최저연봉은 55만5000 달러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6억4천만 원입니다. KBO리그의 최저 연봉은 2700만 원이니 비교 자체가 안 됩니다. 시장 규모가 워낙 차이가 나고, 아직도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지 못한 KBO리그의 실상을 감안하면 아쉬워도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4년에 2700만 원으로 인상됐던 최저 연봉이 올해부터는 3000만 원으로 인상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연봉 인상 부분입니다. MLB는 작년에 최저 연봉이 55만5천 달러였고, 2018시즌에는 54만5천 달러, 2017년에는 53만5천 달러였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56만3500 달러입니다. 물가 인상분을 감안해 매년 일정액이 인상되는 구조입니다. 몇 년씩 최저 연봉이 묶여있는 KBO리그 그동안의 관행은 선수 복리 부분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물가와 부대비용은 매년 오릅니다.
또 한 가지 큰 차이는 연봉 삭감 비율입니다.
KBO리그에서는 연봉이 30%, 50% 심지어 90% 가까이 삭감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MLB의 경우 최다 삭감률은 20%입니다. 역시 시장과 정서, 문화의 차이 부분이 있습니다만 곱씹어볼 대목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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